누구의 잘못일까요.
오늘은 다른 동네에서 약속이 있어, 지난주에 벗었던 깁스 슈즈를 다시 착용하고 버스에 올랐어요. 아직 발에 통증과 붓기가 남아 있어서 한달 동안은 다치면 안된다고 병원에서 주의하라고 했거든요. 교통 약자석 노란색 좌석에 앉았는데, 몇 정거장 지나서 60대로 보이는 여성분이 타셨고, 운전석 뒷편, 입구 좌석, 뒷쪽에도 일부 좌석이 비어 있었는데도, 제 옆에 계속 서 계시더라고요. 저도 겸연쩍어서 아주머니를 몇번 쳐다보고, 그렇게 몇 정거장 더 자나자 저에게 #자리 양보해 주면 안되나요?# 물어 오셨어요. 제가 깁스슈즈를 통로쪽으로 빼서 보이게 했는데도, 양보하라는 눈빛이어서 더이상 앉아 있기가 불편했어요. 그래서 절뚝거리면서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내가 잘못 앉은건가! 의구심이 들더라고요. 하기야 요즘은 이웃집과 마음의 벽을 쌓지 않으면 손해본다는 생각을 하는 분위기인데요. 예전에는 이사 오면 이웃집에 떡도 나누며 인사하던 시절도 있었다는데, 이제는 층간소음으로 어제의 이웃이 감시와 비난으로 원수지간이 되지요. 그런가하면 경비실에 에어컨 설치도 해주지 않으면서 선풍기 사용 못하게 하는 아파트, 경비원을 자기 심부름꾼 인 양 착각하고 함부로 대하는 몰상식한 사람들, 내 한몸 편하자고 주차 공간에 알박기, 내 부모 연세의 어르신들에게 하대하는 예의없는 사람들, 쓰레기 무단투기 적발 CCTV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사람들, 자식이 혼나면 부당한 체벌이라고 고소하면서, 다른 아이들이 잘못하면 목에 핏대를 세우는 학부모들, 학교 교육은 2순위이고, 유명한 학원 강의로 자녀들이 출세하기를 바라는 부모들, 내가 기대한 만큼 합당한 댓가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질타와 비난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많지요. 그렇다고 그 사람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요. 어쩌면 그들 나름대로의 생존방법이고, 그 사람들 잘못이 아니라, 세상이 사람들을 이기적으로 만들게 하는 것은 아닐까요. 내 마음에 들면 좋은 것이고, 내 생각과 조금이라도 다르고, 나에게 피해가 된다면 나쁘다고 정의하는 것이 맞읅까요.
일신동·일반·